ordinary scene

반환점

지난 학기가 거의 끝나갈 때 즈음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한지 벌써 '2년이나' 지났다는 걸 새삼 깨달았음과 동시에,
지난 2년과는 좀 다른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학기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 굳이 스스로 다짐하지 않아도,
'3학년'이라는 말 자체가 가지는 무게감 때문에라도,
자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시작하게 되지않을까 기대했다.


인도에서 돌아온 바로 그 주 주말에 태안에서 기름유출사건에 의한 건강영향 실태조사에 참여했다.
그 사건과 관련해 매스컴에서 접해오던 것 이면의 여러가지를 느끼고 생각하게 된 한편,
내 개인적으로는, 나의 능력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여러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에 내 몫을 찾고 그걸 다해내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애초에 이쪽 대학원을 선택하게 된 이유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일단 내 능력을 키워야하고 지금의 공부를 성실하게 해나가야되겠다는 그런...
새학기 개강을 앞두고 내게 좋은 계기가 되었을 법한 경험이었지만
개강 이후 내 모습을 되돌아보면 결과적으로는, 최소한 지금 당장은 그닥 효력이 없었던 것 같다.


개강하고 2주가 지났고 어제는 시험을 봤다.
그리 비중있는 시험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교수님들이 문제출제에 꽤나 심혈을 기울이신것 같아 놀랬다-_-)
시험이 끝나고, 아니 시험 문제를 풀면서
나 자신에 대한 적잖은 실망감을 느꼈고 ,
이제서야 내가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다섯번째 학기를 시작했다는 걸 깨달았다.
아직 마음은 개강을 안했다는둥, 역시 시험을 한번 쳐줘야 개강 맛이 난다는둥 ;;
친구들과 농담반, 진담반으로 나눴던 이야기들이 낯부끄러워졌다.

이곳으로 와서 생애 처음 자취생활을 시작하고 입학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학년이라니,

라고 하면 진부하고 재미없지만 사실이 그렇다. ;;
2년을 공부하고 무사히 진급했으니 3학년이 되는건 당연하지만
3학년, 3학년, 하고 혼자 되뇌어보면 점점 놀랍다는 걸 느끼게 된다.
내가 벌써 3학년이라니! 하고 말이다.
2년이 이렇게 지나가버렸으니 남은 2년 역시 생각보다 빨리 지나갈지도 모르고,
그러고나면 졸업이니까.
(물론 앞으로도 별일없이 무사히 진급한다는 전제하에.)

마라톤으로 치면 코스의 절반을 돌고 이제 남은 절반을 더 달려야하는 지점,
반환점에 나는 서있다. 아니, 이미 조금, 아무 생각없이 지나와버렸다.
어제 시험을 치르고 정신이 퍼뜩 들었다.

반환점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지나쳐버려서는 안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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